1. 새 등산화 구매 계기
한 겨울이 되었는데 강원도로 출장 갈 일이 생겼습니다. 한동안 등산을 다니지 않아 신발장을 열어보니 오래된 등산화 세 켤레가 있습니다. 하나는 18년 전, 하나는 10년 전 구매하였고 두개는 모두 N사의 등산화였습니다. 그리고 몇 해 전 영국 트레킹을 위해서 준비한 S사의 경량 트레킹화 이렇게 세 켤레가 있습니다. 모두 추억을 함께 한 신발들이라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두기엔 공간만 차지하고, 버리기엔 아깝습니다. 한 겨울의 강원도를 가기 위해 새 등산화를 사기로 합니다.
2. 블랙야크 343 ECO GTX
강원도의 겨울을 감당해 줄 수 있을까 싶어 알아보던 중 처음으로 블랙야크의 등산화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등산화 이름은 블랙야크의 343 ECO GTX입니다. 일명 아이유 등산화, 손석구 등산화라고 불리는 제품입니다. 결정적인 이유는 소재 때문입니다. 최근 재활용 소재로 쇼핑백을 만들기 위해 알아보다 알게 된 rpet이라는 소재를 사용한 등산화라는 점이 저의 선택의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저야 이 소재를 알지만, 그리고 구매하면 라벨에 이렇게 설명되어 있지만, 홈페이지에서는 k-rPet이라는 단어 뿐이고, 라벨에는 영어가 병기되어 있어 환경 이유와 관련한 설명을 드리기 위해 이 포스팅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 343이란?
- K-rPET이란?
3. 블랙야크 343 이란?
먼저 이 제품의 343이란 무슨 뜻일까요? 오늘 제가 말씀드리려는 환경 이슈와 관련이 되어 있을까요? 블로그 포스팅시 근거 자료는 다른 블로그나 기사보다는 공식 홈페이지를 이용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343이란 의미를 찾기 위해 홈페이지를 찾아보았으나 제품 중심으로 구성된 홈페이지에서는 정보를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쉬운 방법을 택하고 싶지만 정확한 정보를 찾기 위해 조금 더 찾아봅니다. 다행히 블랙야크 공식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지속가능한 산행을 위해서 에너지 조절을 어떻게 해야할까요?
등산할 때 30%
하산할 때 40%
일상에서 30%
제 경험으로 매우 공감되는 말입니다. 등산은 산을 오르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등산 자체는 특히 하산이 더 중요합니다. 하산시 지친 몸과 긴장이 풀린 마음으로 사고가 많이 납니다. 또한 하산할 때 무릎에 부담이 많이 가기 때문에 오랫동안 등산을 하실 분은 하산에 더 신경쓰셔야 합니다.
그에 못지 않게 일상 생활도 중요합니다. 쉽게 말해서 우선 집에 돌아올 힘이 있을 만큼의 코스와 난이도 선택을 해야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또 등산에 힘을 너무 쓰면 일상에서 후유증으로 제대로 된 생활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등산은 스트레스를 풀고 자연을 만나는 건전한 취미로 본인의 체력에 맞는 적절한 코스 선택이 중요합니다.
이런 중요하고 철학적인 의미가 제품 상세페이지에서 볼 수 있으면 내가 구매하는 제품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만들어졌는가를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구매 결정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4. K-rPET이란?
우리가 흔히 생수병을 페트병이라고 부릅니다. 이때 페트(PET) 란 영어로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의 약자입니다. 유리병을 대체한 투명하고 가벼운 이 소재는 고온으로 열처리를 하지 않는 생수, 탄산음료 등을 포장하는 용기로 많이 쓰입니다. 문제는 너무 많은 양이 사용되는 일회용품이기 때문에 환경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완전히 안 쓸 수 없다면 덜 쓰고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rPET이란 recycled PET, 즉 재활용된 페트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분리배출하는 날 투명 페트병은 따로 버리도록 되어 있습니다. 라벨을 제거하고 내용물을 씻어 깨끗한 상태로 분리배출된 페트병은 재활용 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K란 우리나라를 의미는 Korea이니 즉 K-rPET은 우리나라에서 쓰고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하였다는 의미입니다. 라벨에 간단한 설명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등산화인만큼 제조과정이 한글이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 등산화가 100% rPET소재로 제작된 것은 아닐 겁니다. 중요한 것은 방향입니다. 우리가 등산화를 안 신고 산에 갈 수는 없겠지요. 대신 과도한 소비보다는 좋은 제품 하나를 사서 오래 신고, 구매할 때 이왕이면 환경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개인이 환경 보호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5. 겨울 산행
K-rPET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리려고 포스팅한만큼 나머지 장단점 등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다만 제가 이 등산화를 구매한 이유가 강원도의 겨울을 방문하기 위함이었던 만큼, 실제로 어땠는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특히 메쉬 소재로 된 발등 부분이 추위를 견뎌줄 수 있을지 걱정이었습니다.
우선 눈 내린 날 집 근처에서 신어보았습니다. 일상에서의 30%는 에너지의 분배뿐만 아니라 이 등산화의 사용에도 적용되었습니다. 너무 과도하지 않은 디자인과 가벼운 무게로 눈 내린 날 안전을 위하여 일상 생활에서도 신기에 충분하였습니다. 비교를 위하여 평소에 신던 일반 운동화를 신고 외출해 보았더니 당연히 더 가벼웠지만 매우 미끄러웠습니다.
다음으로 진짜 강원도를 다녀온 사진입니다. 이날은 최저 -13도로 땅이 꽁꽁 얼고 계곡마저 얼음이 만들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나뭇잎에는 상고대가 생겼습니다.
아래 사진은 출장간 목적을 위해 땅을 파낸 모습입니다. 그때의 온도는 -5도였습니다. 곡괙이는 몇번 사용하지 않았는데 부러질만큼 땅이 꽁꽁 얼어 있었습니다. 기온이 따듯햇지만 이정도 파내는 일은 몇 분이면 가능합니다. 이날은 결국 땅이 얼어서 30분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만큼 추운 날씨였지만 새로산 등산화에 단지 등산양말 한켤레만 신었을 뿐인데 전혀 발이 시렵지 않았습니다. 눈 덮인 설산을 등산하려면 애초에 이 등산화는 맞지 않습니다. 다만 -5도의 추위에서도 당일 산행 코스 정도는 무리없이 가능합니다.
6. 마치며
공식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듯이 블랙야크 343 ECO GTX는 [당일 산행 이하를 즐기는 고객]을 위해 만들어진 등산화입니다. 얼핏 보면 가벼운 트레킹화에 어울릴법한 문구입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등산객은 당일 산행을 즐깁니다. 메쉬 소재로 되어 있는 발등 부분, 고어텍스로 땀과 습기를 배출하는 점 등을 고려해보면 사계절 등산화로 가능합니다. BOA 시스템으로 끈을 묶을 필요 없이 간단히 다이얼을 돌리기만 해도 내 발에 맞게 끈을 조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재활용된 소재를 사용하고 친환경 인증을 받은 소재를 메인 자재에서 신발끈, 바닥까지 사용하여 탄소배출을 감소한 생산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저에게는 필수적인 소비인 등산화 구매가 이왕이면 탄소 배출 감소로 환경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구매한 후기를 마칩니다.
'리뷰 > 장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ASMR 레코더 Zoom H1n-vp를 아이폰에 연결하기 (0) | 2023.12.17 |
---|